학원을 다녔냐고요? 아니요! by 서울대 양윤서 멘토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23학번으로 재학 중인 양윤서 멘토입니다. 다들 갑자기 추워진 이번 겨울을 잘 나고 계신가요… 저는 추위를 엄청나게 타는 데요. 근래 뚝 떨어진 기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눈이 펑~펑 내린 저번 주말은 저에게 정말 인상이 깊었는데요! 제 대학 발표가 났을 당시에도 눈이 펑펑 내렸기 때문이죠.. 비슷한 시기에 눈이 내린 건지, 올해도 눈이 내리던 날 24학번 대학 발표가 났더라고요. 점점 다음 후배들이 들어온다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처럼 한 학년의 마무리를 느끼고 있나요? 저도 점점 종강과 방학을 맞이하면서 다음 학기에 어떻게 살아갈지 다짐을 하던 참인데, 마침 2021년도 커리어 하이를 찍었을 시기가 생각나더라고요.
저는 동탄국제고등학교라는 특목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그곳에서 2학년 2학기 1.0이라는 등급까지 찍어보고 만족스러운 대학 입시 결과를 얻어냈죠! 앞으로 제 삶에서 손꼽힐 전성기인 이 2학년 2학기 성적은, 원래보다 학원을 더 다닌 것도, 인강을 더 끊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제 스스로의 포텐(잠재력)을 완벽히 터뜨릴 수 있는 생활습관과 공부습관 덕분이었다고 자부해요!
제가 어떠한 이유에서 이렇게까지 노력할 수 있었는지, 생활 측면과 학습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현재 학년을 마무리 짓고 다음 학년을 계획하며 일종의 ‘다짐’을 하는 시기인 만큼,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생활습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강한 의지를 갖게 됐는가
먼저 ‘1.0’이라는 수치를 기록한 학기에만 있었던 ‘차별점’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 드릴게요.
우선 이 학기에 제가 그만큼의 각오와 열정을 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본적인 마인드가 ‘할 수 있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참 단순하죠? 그냥 자신감이었어요. ‘나는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어떠한 두려움도 떨쳐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2학년 2학기 들어서 제가 취약한 과목들의 단위수가 늘어났고 다른 학우들도 점점 공부를 열심히, 또 잘하기 시작했어요. 높아진 등급컷이 그걸 보여줬죠. 두 상황이 번갈아 닥치면서 내가 취약한 과목을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등급이 크게 떨어질 거고, 그러면 얘네 단위수가 높으니까 타격을 크게 받겠구나 라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이때 ‘망했다’라는 생각보다 ‘그러면 나 진짜 열심히 해서 성적 잘 따야 한다’라는 긍정적인 방식의 사고를 했습니다. 이 생각엔 ‘열심히 하면 성적을 잘 딸 수 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던 거죠.
더불어 이런 자신감과 (성적을 잘 따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의해 열심히 사니까 주위 친구들이나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너 정말 열심히 한다’라고 칭찬해 주기도 하고 저 또한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인데’ 이전보다 기량이 향상된 게 느껴지니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던 것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그저 ‘이번엔 한 번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라는 단편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온 ‘갓생’ 의지라기보다는 구체적으로 ‘내 성적이 이렇고 다음 학기엔 이렇고 내 목표 대학은 이렇고… 등등 종합적으로 따져 봤을 때 정말 열심히 해야 하는구나’라는 현실직시와 ‘나는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라는 자신감이 합쳐졌을 때 그 무엇도 부러트릴 수 없는 의지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 대충 ‘열심히 살아야지~’해서 아침에 6시에 일어나 피곤하지만 뿌듯하게 독서실에 가 놓고 피곤해서 자거나 아이패드로 유튜브나 보는 게 아니라, 앉자마자 의자에서 엉덩이도 안 때고 플래너를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그런 ‘진짜 의지’ 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변화했는가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열심히 살기 시작했는지 공유해 보겠습니다.
<아침 스케줄>
저는 의무 기숙사 학교에서 지냈고, 정해진 스케줄은 6시 20분 ~ 30분 기상 → 점호 → 7시 반 아침 식사 위해 등교 → 8시 20분 조례였습니다. 저는 6시 20분 기상 알람이 시작되자마자 벌떡 일어나 교복을 빨리 갈아입고 점호를 받은 후에 등교 전까지 기숙사 책상에서 공부를 짧게라도 하다가 등교했습니다. 그러다가 등교하라고 하면 바로 등교를 해서 아침을 빠르게 먹고 교실에 들어와 양치 등 준비를 하고 조례 시간 전까지 또 공부를 했죠.
이전에 저는 어떠했냐… 6시 20분 알람이 울리면 귀를 막고 필사적으로 자다가 점호해야 하니까 나오라고 소리치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벌떡 이러나 비척비척 점호를 받고 20분 정도 더 자다가 부랴부랴 준비해서 나가고 (가끔은 아침도 거르고 잤습니다 ㅎ) 아침을 먹고 그전까지 또 아이패드로 유튜브 보다가 조례 시간에 참여하였습니다.
‘열심히 살자!’라고 다짐했을 때, 저의 생활 습관을 돌이켜보니 이처럼 버리는 시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이걸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저의 최소한의 복지(씻는 것, 옷 입는 것, 준비하는 것 등)를 보장하면서 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확립했고 이를 지켰습니다.
‘이렇게 아침잠 갑자기 줄이면 안 피곤한가요?’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네 처음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요! ‘버텨보자!’하고 조금 버티다 보니 금세 몸이 적응해서 6시 20분에 기상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지고 조금 피곤했지만 훨씬 개운했습니다. 아침에 공부하더라도 머리도 잘 돌아가고요!
물론 이 때는 오후시간만큼 초집중하기 어려운 ‘가열’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내가 암기해야 하는데 잘 안 외워지는 것들, 오늘 수업시간에 예습해야 하는 것들, 혹은 어제 공부했는데 이해가 잘 안 되는 것들을 살펴보면서 ‘자투리시간’처럼 이용했습니다.
아침 이후에는 조금 깨어나서 문제 풀이 등으로 활용을 했고요!
<야자 이후>
중간에 수업시간이나 야자시간이나 저에게 ‘공부햇!’하고 주어진 시간들은 당연히 100% 활용하려고 노력했고, 이제 ‘자유시간’이나 마찬가지인 야자 이후 시간 저의 생활 패턴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저는 뭐… 당연히 기숙사로 돌아갔는데, 이 때도 무조건 공부 공부 잠도 안 자고 공부냐? 아닙니다. 이때 저는 ‘한 학기 동안의 마라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력질주 하지 않고 꾸준히 천천히 달렸어요. 점호할 거 하고, 짐 챙길 거 챙기고, 씻을 거 다 씻고 잘 준비할 거 다 준비하면서 보냈습니다.
저희는 야자 후 귀가~의무 취침 사이에 시간이 거의 한 시간밖에 없었기 때문에 큰 공부를 하긴 시간이 부족했어요. 이때는 그냥 하루 공부의 정리 + 내일 공부 계획 정도로 사용했습니다. 이때 ‘하루 공부의 정리’란 80%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귀가해 버린 공부를 완성하는 정도, 오늘 갓 암기했는데 내일 되면 까먹을 것 같은 개념들을 다시 보고 자는 것 정도였답니다!
여기서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1. 최대한 버리는 시간이 없게 생활하기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3. 나를 너무 불태우면서 공부하지 말기’입니다. 뭔가 유튜브 볼 시간이 적어서 정신적으로는 불탈 수는 있어도(ㅎㅎ…) 체력적으로 건강 측면에서 너무 소모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길게 봤을 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랍니다!
공부는 어떻게?
평소 수업태도와 시험기간 아닐 때의 공부 패턴
저의 방법론은 말씀드렸고, 그렇게 쥐어짜 낸 최대한의 공부시간 동안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에 대해 말씀드려야겠죠! 그전에 수업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수업시간에 놓친 내용이 있으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극복할 수 없는 벽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부법만큼이나 수업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우선 수업 시간에 절대 딴짓은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내가 쉬는 시간 / 점심시간에 미처 못 마친 공부가 있더라도, 종이 치는 순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집중을 시작해야 해요. 오히려 수업 직전 시간에는 ‘지난 시간 이 수업에선 무슨 내용을 내웠고 오늘은 뭘 할지’ 복습을 하고 수업 맥락을 파악한 후 머릿속에 ‘여기에 집중해서 수업을 들어야겠군’이라는 생각을 갖추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수업시간 도중 노트북, 아이패드로 카톡은 절대 안 돼요! 저는 그래서 수업 시간이 되면 방해금지 모드를 켜고 절대 상단바를 내리지 않으려고 아득바득 노력했습니다. 책상 위에 전자기기가 아예 없는 상황이면 더 땡큐고욧!
수업에 초집중해 들으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당연지사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게 무슨 말이지?’라고 깊이 생각하다가 뒤에 내용을 놓치는 건 또 안 된답니다. 그래서 저는 책상에 포스트잇을 항시 대기시켜 두고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빨리 표시를 해두고 수업 직후 바로 질문하러 갔던 것 같아요. (전자 기기로 학습하는 경우에도 표시를 따로 해뒀고요!) 특히나 수업이 끝나고 그냥 쭈욱 오늘 배운 내용을 훑어보며 ‘내가 오늘 뭘 배운 거고, 흐름이 어땠지’ 파악을 해서 머릿속에 개요도를 정리했습니다.
수업 시간 외 쉬는 시간들(수업간 10분 쉬는 시간, 밥 먹고 남은 점심시간-저녁시간)에는 분류별로 또 공부에 활용을 했습니다.
1. 수업 시간 사이 쉬는 시간: 다음 수업인 교과 전 시간 내용 복습, 미리 보기(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그럴 필요 없는 과목들(시험이 없거나 진로 개발, 예체능 등 수업인 경우)이다음 시간인 경우에는 가벼운 기출문제들(특히 사탐, 영어) 풀기
2. 점심시간: 플래너에 적힌 헤비한 계획들 (ex. 교과 개념 공부, 문제 풀이 등) 해결하고 남은 5분에는 그다음 시간 예습, 복습하기
3. 저녁 시간: 그냥 남들보다 더 빨리 야자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있기
시험기간이 아닐 때 공부는 또 어떻게 했냐… 사실 저는 시험 기간일 때와 아닐 때를 딱히 구분하지 않았어요. 그냥 항상 시험기간이라 생각하고 공부했고 남들이 보편적으로 시험기간이라고 생각하는 기간에는 조금 더 빡세고 급박하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을 뿐입니다.
아마 제가 학원을 다니지 않았어서 오직 제 페이스대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학원을 다니시는 분들은 학원 공부와 자습을 균형 있게 맞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시험까지 멀리 남았다고 하더라도 학원 숙제에 매몰되면 그것만큼 비효율적인 게 또 없거든요!
이 시기에 저는 당일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 복습하고 관련 문제들 풀고(하지만 조금 아끼기 위해 기출문제들을 모조리 풀지는 않았습니다 ㅎㅎ 내가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정도!) 이전에 공부했던 내용들 복습해서 머리에 각인하고.. 그냥 문제를 조금 덜 빡세게 푸는 시헌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이때 저의 플래너에 가장 많이 적혀있던 문장이 ‘국어-당일복습하기, 국제정치-당일복습하기’였던 만큼, 그날 배운 내용을 바로바로 공부하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더불어 외울 것들을 미리미리 외워두기도 했구요. 이렇게 미리미리 공부를 해 놓으면 수업 시간에 진도나갈 때 이해도와 몰입도가 확 높아져 전체적인 시험공부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나 중요했던 것은 제가 위에서 이렇게 열심히 살게 된 계기가 ‘취약과목들’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죠! 이때 취약과목들을 조금 더 집중적으로 팠습니다. 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 골고루 열심히 해야 하는데, 특정 과목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가 이때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게 취약 과목은 ‘영어’였는데, 영어 단어도 이때 자습시간 한 시간씩 내서 열심히 외우고, 지문도 암기하고, 수능 고난도 지문들 계속 분석하고.. 이러니 당연히 취약과목이 취약과목이 아니게 된 상태로 시험 한 달 전! 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시험기간에는 어떻게?
이렇게 미리미리 공부해 두면.. 생각보다 시험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어요 ㅎㅎ 미리미리 당일 복습, 이전 내용 되짚어보기 등을 통해 차곡차곡 개념들도 쌓아뒀고 취약 과목들도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해 둔 상태니까요! 이땐 이제 정말 정말 본격적으로 ‘암기 마무리’를 하고(핵심!) 아껴뒀던 문제들을 마구마구 풀기 시작합니다.
문제 풀이는 또 하나의 공부거리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내가 개념에서 똑같이 A라고 배우고 외웠어도 문제에서 응용될 때는 ‘아 이게 A인 거구나’하고 새롭게 이해할 부분이 생기고 개념에선 등장하지 않던 녀석이 갑자기 문제 선지에 등장하다 보니 문제 분석을 통해 얻을 지식들이 방대하게 남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시기에는 1. 마무리하지 못한 이전 개념 공부들 마무리 2. 싸그리 꼼꼼히 복습하면서 암기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3. 문제 풀고 분석하면서 새로운 것들 공부하기
이렇게가 시험공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리미리 암기도 해뒀으니 시간 부족할 일은 없고(물론 그래도 그때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죠 ㅎㅎ) 문제 분속도 꼼꼼히 하니, 시험장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나는 완벽히 준비가 된 상태인 것입니다.
생각보다 시험기간에 대해서 할 말이 없네요.. 정말 그냥 평소에 열심히 살아가니까 시험기간이라고 해서 ‘할 일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이제 잠도 줄이며 더 열심히 살아야지’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한 학기를 평정심을 유지하며 시험기간임에도 평소만큼 잠도 꾸준히 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가며
쉽지 않아요..
물론, ‘여러분도 이렇게 하면 되는데ㅋ?’의 생각으로 작성한 글은 아니에요. 저도 저 때의 제가 놀랍고, 어떻게 저렇게 한 학기를 버텨서 걱정과는 정반대로 최상의 결과를 얻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냥 여러분들이 ‘교본, 모범’ 삼아 한 학기를 계획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성한 것이니, ‘이렇게 살아야 한다니, 지금까지 나는…’하면서 자책하거나 쭈그러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도 이 글을 읽으며 제 생활패턴을 되짚어 보니.. 경외감이 느껴지네요. 뭔가 신내림 받았던 것처럼 지금의 게으름뱅이 대학생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특목고에서 1.0이라는 숫자가 제 순수 노력만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워요. 분명 운이 따라준 부분도 크게 존재하는 것이죠. 그러니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 글을 통해 얻어갔으면 하는 건, 내신을 높여주는 건 학원인 것도 아니고, 나보다 높은 친구들을 이길 수 업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 여러분들이 지닌 잠재력을 폭발시킬 힘은 여러분들에게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중요합니다.
올 한 해 모두 너무 수고 많았으니 본인 스스로를 잘 보듬어주고, 내년에는 조금 더 잘 살아보자! 올해도 잘했다 나 자신! 이라는 마음으로 내년의 자신을 그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요 여러분!
학원을 다녔냐고요? 아니요! by 서울대 양윤서 멘토
들어가며
생활습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강한 의지를 갖게 됐는가
먼저 ‘1.0’이라는 수치를 기록한 학기에만 있었던 ‘차별점’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해 드릴게요.
우선 이 학기에 제가 그만큼의 각오와 열정을 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본적인 마인드가 ‘할 수 있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참 단순하죠? 그냥 자신감이었어요. ‘나는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어떠한 두려움도 떨쳐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2학년 2학기 들어서 제가 취약한 과목들의 단위수가 늘어났고 다른 학우들도 점점 공부를 열심히, 또 잘하기 시작했어요. 높아진 등급컷이 그걸 보여줬죠. 두 상황이 번갈아 닥치면서 내가 취약한 과목을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등급이 크게 떨어질 거고, 그러면 얘네 단위수가 높으니까 타격을 크게 받겠구나 라는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이때 ‘망했다’라는 생각보다 ‘그러면 나 진짜 열심히 해서 성적 잘 따야 한다’라는 긍정적인 방식의 사고를 했습니다. 이 생각엔 ‘열심히 하면 성적을 잘 딸 수 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던 거죠.
더불어 이런 자신감과 (성적을 잘 따려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의해 열심히 사니까 주위 친구들이나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너 정말 열심히 한다’라고 칭찬해 주기도 하고 저 또한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인데’ 이전보다 기량이 향상된 게 느껴지니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던 것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그저 ‘이번엔 한 번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라는 단편적인 마음에서 우러나온 ‘갓생’ 의지라기보다는 구체적으로 ‘내 성적이 이렇고 다음 학기엔 이렇고 내 목표 대학은 이렇고… 등등 종합적으로 따져 봤을 때 정말 열심히 해야 하는구나’라는 현실직시와 ‘나는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라는 자신감이 합쳐졌을 때 그 무엇도 부러트릴 수 없는 의지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진짜 대충 ‘열심히 살아야지~’해서 아침에 6시에 일어나 피곤하지만 뿌듯하게 독서실에 가 놓고 피곤해서 자거나 아이패드로 유튜브나 보는 게 아니라, 앉자마자 의자에서 엉덩이도 안 때고 플래너를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그런 ‘진짜 의지’ 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변화했는가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열심히 살기 시작했는지 공유해 보겠습니다.
<아침 스케줄>
저는 의무 기숙사 학교에서 지냈고, 정해진 스케줄은 6시 20분 ~ 30분 기상 → 점호 → 7시 반 아침 식사 위해 등교 → 8시 20분 조례였습니다. 저는 6시 20분 기상 알람이 시작되자마자 벌떡 일어나 교복을 빨리 갈아입고 점호를 받은 후에 등교 전까지 기숙사 책상에서 공부를 짧게라도 하다가 등교했습니다. 그러다가 등교하라고 하면 바로 등교를 해서 아침을 빠르게 먹고 교실에 들어와 양치 등 준비를 하고 조례 시간 전까지 또 공부를 했죠.
이전에 저는 어떠했냐… 6시 20분 알람이 울리면 귀를 막고 필사적으로 자다가 점호해야 하니까 나오라고 소리치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벌떡 이러나 비척비척 점호를 받고 20분 정도 더 자다가 부랴부랴 준비해서 나가고 (가끔은 아침도 거르고 잤습니다 ㅎ) 아침을 먹고 그전까지 또 아이패드로 유튜브 보다가 조례 시간에 참여하였습니다.
‘열심히 살자!’라고 다짐했을 때, 저의 생활 습관을 돌이켜보니 이처럼 버리는 시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이걸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저의 최소한의 복지(씻는 것, 옷 입는 것, 준비하는 것 등)를 보장하면서 공부시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확립했고 이를 지켰습니다.
‘이렇게 아침잠 갑자기 줄이면 안 피곤한가요?’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네 처음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요! ‘버텨보자!’하고 조금 버티다 보니 금세 몸이 적응해서 6시 20분에 기상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지고 조금 피곤했지만 훨씬 개운했습니다. 아침에 공부하더라도 머리도 잘 돌아가고요!
물론 이 때는 오후시간만큼 초집중하기 어려운 ‘가열’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내가 암기해야 하는데 잘 안 외워지는 것들, 오늘 수업시간에 예습해야 하는 것들, 혹은 어제 공부했는데 이해가 잘 안 되는 것들을 살펴보면서 ‘자투리시간’처럼 이용했습니다.
아침 이후에는 조금 깨어나서 문제 풀이 등으로 활용을 했고요!
<야자 이후>
중간에 수업시간이나 야자시간이나 저에게 ‘공부햇!’하고 주어진 시간들은 당연히 100% 활용하려고 노력했고, 이제 ‘자유시간’이나 마찬가지인 야자 이후 시간 저의 생활 패턴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저는 뭐… 당연히 기숙사로 돌아갔는데, 이 때도 무조건 공부 공부 잠도 안 자고 공부냐? 아닙니다. 이때 저는 ‘한 학기 동안의 마라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전력질주 하지 않고 꾸준히 천천히 달렸어요. 점호할 거 하고, 짐 챙길 거 챙기고, 씻을 거 다 씻고 잘 준비할 거 다 준비하면서 보냈습니다.
저희는 야자 후 귀가~의무 취침 사이에 시간이 거의 한 시간밖에 없었기 때문에 큰 공부를 하긴 시간이 부족했어요. 이때는 그냥 하루 공부의 정리 + 내일 공부 계획 정도로 사용했습니다. 이때 ‘하루 공부의 정리’란 80%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귀가해 버린 공부를 완성하는 정도, 오늘 갓 암기했는데 내일 되면 까먹을 것 같은 개념들을 다시 보고 자는 것 정도였답니다!
여기서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1. 최대한 버리는 시간이 없게 생활하기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3. 나를 너무 불태우면서 공부하지 말기’입니다. 뭔가 유튜브 볼 시간이 적어서 정신적으로는 불탈 수는 있어도(ㅎㅎ…) 체력적으로 건강 측면에서 너무 소모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길게 봤을 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랍니다!
공부는 어떻게?
평소 수업태도와 시험기간 아닐 때의 공부 패턴
저의 방법론은 말씀드렸고, 그렇게 쥐어짜 낸 최대한의 공부시간 동안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에 대해 말씀드려야겠죠! 그전에 수업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수업시간에 놓친 내용이 있으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극복할 수 없는 벽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부법만큼이나 수업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우선 수업 시간에 절대 딴짓은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내가 쉬는 시간 / 점심시간에 미처 못 마친 공부가 있더라도, 종이 치는 순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집중을 시작해야 해요. 오히려 수업 직전 시간에는 ‘지난 시간 이 수업에선 무슨 내용을 내웠고 오늘은 뭘 할지’ 복습을 하고 수업 맥락을 파악한 후 머릿속에 ‘여기에 집중해서 수업을 들어야겠군’이라는 생각을 갖추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수업시간 도중 노트북, 아이패드로 카톡은 절대 안 돼요! 저는 그래서 수업 시간이 되면 방해금지 모드를 켜고 절대 상단바를 내리지 않으려고 아득바득 노력했습니다. 책상 위에 전자기기가 아예 없는 상황이면 더 땡큐고욧!
수업에 초집중해 들으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당연지사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게 무슨 말이지?’라고 깊이 생각하다가 뒤에 내용을 놓치는 건 또 안 된답니다. 그래서 저는 책상에 포스트잇을 항시 대기시켜 두고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빨리 표시를 해두고 수업 직후 바로 질문하러 갔던 것 같아요. (전자 기기로 학습하는 경우에도 표시를 따로 해뒀고요!) 특히나 수업이 끝나고 그냥 쭈욱 오늘 배운 내용을 훑어보며 ‘내가 오늘 뭘 배운 거고, 흐름이 어땠지’ 파악을 해서 머릿속에 개요도를 정리했습니다.
수업 시간 외 쉬는 시간들(수업간 10분 쉬는 시간, 밥 먹고 남은 점심시간-저녁시간)에는 분류별로 또 공부에 활용을 했습니다.
1. 수업 시간 사이 쉬는 시간: 다음 수업인 교과 전 시간 내용 복습, 미리 보기(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그럴 필요 없는 과목들(시험이 없거나 진로 개발, 예체능 등 수업인 경우)이다음 시간인 경우에는 가벼운 기출문제들(특히 사탐, 영어) 풀기
2. 점심시간: 플래너에 적힌 헤비한 계획들 (ex. 교과 개념 공부, 문제 풀이 등) 해결하고 남은 5분에는 그다음 시간 예습, 복습하기
3. 저녁 시간: 그냥 남들보다 더 빨리 야자 시작한다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있기
시험기간이 아닐 때 공부는 또 어떻게 했냐… 사실 저는 시험 기간일 때와 아닐 때를 딱히 구분하지 않았어요. 그냥 항상 시험기간이라 생각하고 공부했고 남들이 보편적으로 시험기간이라고 생각하는 기간에는 조금 더 빡세고 급박하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을 뿐입니다.
아마 제가 학원을 다니지 않았어서 오직 제 페이스대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학원을 다니시는 분들은 학원 공부와 자습을 균형 있게 맞추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시험까지 멀리 남았다고 하더라도 학원 숙제에 매몰되면 그것만큼 비효율적인 게 또 없거든요!
이 시기에 저는 당일 수업에서 배운 내용들 복습하고 관련 문제들 풀고(하지만 조금 아끼기 위해 기출문제들을 모조리 풀지는 않았습니다 ㅎㅎ 내가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정도!) 이전에 공부했던 내용들 복습해서 머리에 각인하고.. 그냥 문제를 조금 덜 빡세게 푸는 시헌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이때 저의 플래너에 가장 많이 적혀있던 문장이 ‘국어-당일복습하기, 국제정치-당일복습하기’였던 만큼, 그날 배운 내용을 바로바로 공부하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더불어 외울 것들을 미리미리 외워두기도 했구요. 이렇게 미리미리 공부를 해 놓으면 수업 시간에 진도나갈 때 이해도와 몰입도가 확 높아져 전체적인 시험공부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나 중요했던 것은 제가 위에서 이렇게 열심히 살게 된 계기가 ‘취약과목들’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죠! 이때 취약과목들을 조금 더 집중적으로 팠습니다. 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 골고루 열심히 해야 하는데, 특정 과목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가 이때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게 취약 과목은 ‘영어’였는데, 영어 단어도 이때 자습시간 한 시간씩 내서 열심히 외우고, 지문도 암기하고, 수능 고난도 지문들 계속 분석하고.. 이러니 당연히 취약과목이 취약과목이 아니게 된 상태로 시험 한 달 전! 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시험기간에는 어떻게?
이렇게 미리미리 공부해 두면.. 생각보다 시험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어요 ㅎㅎ 미리미리 당일 복습, 이전 내용 되짚어보기 등을 통해 차곡차곡 개념들도 쌓아뒀고 취약 과목들도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해 둔 상태니까요! 이땐 이제 정말 정말 본격적으로 ‘암기 마무리’를 하고(핵심!) 아껴뒀던 문제들을 마구마구 풀기 시작합니다.
문제 풀이는 또 하나의 공부거리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내가 개념에서 똑같이 A라고 배우고 외웠어도 문제에서 응용될 때는 ‘아 이게 A인 거구나’하고 새롭게 이해할 부분이 생기고 개념에선 등장하지 않던 녀석이 갑자기 문제 선지에 등장하다 보니 문제 분석을 통해 얻을 지식들이 방대하게 남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 시기에는 1. 마무리하지 못한 이전 개념 공부들 마무리 2. 싸그리 꼼꼼히 복습하면서 암기 완벽하게 마무리하기 3. 문제 풀고 분석하면서 새로운 것들 공부하기
이렇게가 시험공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리미리 암기도 해뒀으니 시간 부족할 일은 없고(물론 그래도 그때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죠 ㅎㅎ) 문제 분속도 꼼꼼히 하니, 시험장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나는 완벽히 준비가 된 상태인 것입니다.
생각보다 시험기간에 대해서 할 말이 없네요.. 정말 그냥 평소에 열심히 살아가니까 시험기간이라고 해서 ‘할 일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이제 잠도 줄이며 더 열심히 살아야지’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한 학기를 평정심을 유지하며 시험기간임에도 평소만큼 잠도 꾸준히 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가며
쉽지 않아요..
물론, ‘여러분도 이렇게 하면 되는데ㅋ?’의 생각으로 작성한 글은 아니에요. 저도 저 때의 제가 놀랍고, 어떻게 저렇게 한 학기를 버텨서 걱정과는 정반대로 최상의 결과를 얻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냥 여러분들이 ‘교본, 모범’ 삼아 한 학기를 계획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작성한 것이니, ‘이렇게 살아야 한다니, 지금까지 나는…’하면서 자책하거나 쭈그러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도 이 글을 읽으며 제 생활패턴을 되짚어 보니.. 경외감이 느껴지네요. 뭔가 신내림 받았던 것처럼 지금의 게으름뱅이 대학생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특목고에서 1.0이라는 숫자가 제 순수 노력만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워요. 분명 운이 따라준 부분도 크게 존재하는 것이죠. 그러니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 글을 통해 얻어갔으면 하는 건, 내신을 높여주는 건 학원인 것도 아니고, 나보다 높은 친구들을 이길 수 업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 여러분들이 지닌 잠재력을 폭발시킬 힘은 여러분들에게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가 중요합니다.
올 한 해 모두 너무 수고 많았으니 본인 스스로를 잘 보듬어주고, 내년에는 조금 더 잘 살아보자! 올해도 잘했다 나 자신! 이라는 마음으로 내년의 자신을 그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