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동에 사는 지혜에게

안녕 지혜야? 


나에게 고민을 털어놔줘서 고마워. 우선 지혜의 고민을 보면서, 용기있는 결단을 통해 다른 이들보다 1년이라는 시간을 벌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라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선택하고 결정하는 게 가장 힘든일인데, 지혜는 그걸 멋지게 해내고 다음 단계에 넘어와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도 사실 모두의 목적지가 다르고 그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이 하나가 아닌 것처럼, 지혜는 지혜만의 선택을 한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누구나 저마다 다른 길을 가고 있는데, 옆 사람의 방향과 속도를 신경쓰곤 하는 것 같아. 그렇게 신경쓰다보면 옆 사람이 힘들어할 때 나의 경로를 이탈하여 옆 사람을 도와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다만 우린 모두 다른 길을 걷고 있으니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내가 힘들어서 쉬고 있으면 내 옆에서 걷던 누군가가 도와줄 수도 있고, 저 멀리 나보다 빠르게 걷던 친구들을 다시 만날 때가 오더라고. 어느 방향으로 가든 심지어 멀리 돌아가는 것 같아도 지혜의 모든 걸음이 전진이라고 말해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