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곡리에 사는 서영에게

안녕 서영아?


고민을 남겨줘서 고마워! 과거는 그립고 미래는 두렵다는 말, 어떤 느낌인지 잘 알 것 같아. 나도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중3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해. 수능에 대한 압박이 크지 않았고,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걸 즐겼던 때인 것 같거든. 그래서 중3이 끝날 때 많이 아쉬웠던 감정이 아직도 마음 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것 같아. 고등학생일 때도 빨리 수능이 끝나서 고등학생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수능을 보면 이제 이 친구들과 다 뿔뿔이 흩어져 같은 공간에서 매일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더라.


근데 앞으로만 가는 시간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한가지라고 생각해. 바로 기록하는거야. 사진 말고도 그 때의 감정과 상황을 더 입체적으로 간직할 수 있도록 친구들과 나눴던 이야기, 친구들의 필체, 나의 생각같은 것들을 많이 남겨보는 게 어떨까? 

나중에 그 기록을 꺼내보면 여전히 그때가 그리운 마음이 들어도 아쉽다는 생각보다는 미래를 걷게 만드는 힘이 되어줄거야! 성인이 되어 책임감 같은 것들에 지치는 날이 올 때 기록만큼은 그 시간 그대로 남아 과거의 서영이와 서영이 친구들이 영원히 응원하고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