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에 살고 있는 지유에게

안녕 지유야? 


수학이란 명쾌한 답이 있으면서도 그 답을 내기까지 정말 어려운 과목인 것 같아. 나 역시 어렵기만 하고 즐기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해봤는데, 즐기는 법은 커녕 바로 지금 당면한 문제를 푸는 법도 모르니까 자꾸 더 멀리하고 싶었던 것 같아. 

혹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님을 알아? 얼마전 신문기사에서 허준이 교수님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 그 제목이 참 흥미로웠어. "필즈상 수상자도 100일 중 99일은 허탕을 칩니다."

수학 연구를 100번, 1000번 시도해도 계속 실패의 연속이라는 이야기였어. 아주 긴 시간 동안 아무 보상이 없다가 어느날 '아, 이렇게 되는구나'하며 큰 깨달음을 얻는 날이 온대. 그래서 100일 중 99일을 허탕을 친다는 말을 하셨더라고. 천재적인 수학자도 매번 수학 문제가 잘 풀리는 게 아니라, 아직 풀지 못한 수학 문제를 가지고 100일 동안 공부한다는 것이 새롭게 느껴졌어. 나는 100일 동안 수학을 얼마나 진심으로 풀어보려 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지. 또 허준이 교수님은 이런 말을 인터뷰 말미에 덧붙이시길, 우리가 수학으로 인해 고통스럽고, 수학이 미워지는건 불가피한 이유에서 성적으로 평가받기 때문이지 수학 그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라고 말씀하시더라고. 인터뷰를 읽고나니 수학한테 좀 너그러워지는 느낌도 들더라. 


우린 아마 평생 곁에 수학을 둘 수밖에 없는 과목이라면, 저마다 수학이 즐거워지는 방법을 찾는건 스스로의 몫인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지유가 이렇게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결국 해낼 거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어! 언제나 응원할게!